본문 바로가기

문화, 연예

어차피 죽을텐데 왜 열심히 살까?

반응형
SMALL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JTBC<나의 해방 징리>

 

구 씨는 미정을 만나기 전까지는 영혼이 없는 텅 빈 눈빛이었다.

그의 모든 행동은 주변 공기를 바짝 말릴 정도로 건조했고, 무심했다.

그 이유는 어쩌면 생을 죽음과 동일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옆구리에 칼이 들어와도 무섭지 않다 는 그의 대사와 표정이 그랬다

동료에게 배신을 당하고 연인을 잃은 그는 산포에서 매일 밤을 술로 지새우며 텅 빈 표정으로 일관한다.

당장 내일 죽음을 맞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또 다른 의미로 삶을 체념하고 덤덤히 받아들이는 미정이와 구 씨의 만남이 아이러니하지만

우리는 이 두 사람의 담담한 추앙을 통해 삶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삶을 이해한 사람은 대개 죽음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상의 이해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곧 삶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죽음의 시대에 태어난 철학자가 있다.

20세기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다.

 

네이버 사진&nbsp;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

하이데거는 젊은 시절부터 꽤 잘 나가는 교수가 되었지만 평생 검소한 생활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면 도대체 하이데거는 어떤 철학 체계를 세웠기에 이처럼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우리는 자신의 의지도 특별한 목표도 없이 세상에 태어난다. 대게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가지만 그 사실을 자각하며 이로 인해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한 불안의 끝에는 죽음이 존재한다.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 죽음에 대한 자각 때문에 좌절만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자각을 발판 삼아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불안, 자신의 의지에 벗어난 현실이 역설적으로 자기 자신의 존재와 자유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모두가 이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그저, 주어진 대로 살아가며 하루하루 무사한 것에 안도하는 경우도 많다.

 

하이데거는 이런 삶을 본래적이지 못한 삶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간 누구에게나 주어진 결말인 죽음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이데거는 말한다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존재란
이미 성격 지어진 이 가능성으로부터 도망치지도 않고 은폐하지도 않는 존재를 뜻한다


죽어서 가는 천국따윈 필요 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 거야

 

<나의 해방 일지 속 미정의 대사>

 

내일 죽을 것을 알면서도

우리가 오늘을 사는 이유이기도 하니까

 

 

누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 어느 누구도 

그렇다면 죽음을 직시하고 하루하루 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인간의 삶이 유한하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불안함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열심히란 말, 최선을 다하자는 상투적인 말을 하고 싶진 않다

그것조차도 강요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만의 삶(나다운 삶), 주체적인 삶을 살다가 자연스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각자 개인의 삶에서, 그나마 후회를 덜 할 수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반응형
LIST

'문화, 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에서 안전하게 ‘노화’ 늦추는 법 7가지  (10) 2022.07.22
김민재의 나폴리 이적, 그리고 홍명보  (22) 2022.07.21
냉면  (26) 2022.07.08
마음에게 말걸기  (0) 2022.07.01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6) 2022.06.30